삼독심 (탐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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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탐진치에 대한 분석
욕계의 해로운 마음 12가지는 마음의 작용으로 어리석음, 양심 없음, 수치심 없음, 들뜸을 기본으로 하며, 거기에 탐욕, 사견, 자만이 있으면 탐심貪心이 되고, 성냄, 질투, 인색, 후회가 있으면 진심嗔心이 되고, 해태, 혼침, 의심이 있으면 치심痴心이 됩니다.
탐심, 진심, 치심은 모두 조건에 의해 일어났다 사라지는 법法이므로 수행자에게는 알아차릴 대상입니다. 수행자가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의 특성을 이해하면 빨리 알아차릴 수 있고, 그 자리를 관용, 자애, 지혜로 바꿀 수가 있습니다.
1. 탐심貪心 : 로바Lobha, 탐욕, 집착, 욕심, 헐떡거림, 달라붙음
1) 탐심의 특성은 대상을 끌어당기는 것입니다. 탐심은 마치 잘 달구어진 석쇠에 눌러 붙은 고기처럼, 대상에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는 마음입니다. 탐심은 즐길 거리를 결코 포기하지 않기 때문에 멈추지 못하고 계속 커집니다.
2) 다섯 감각기관에 부딪친 대상이 유쾌하고, 즐겁고, 좋고, 유혹적이고, 매력적이면 그 대상을 원하는 마음이 일어납니다. 이것이 감각적 쾌락을 추구하는 욕망입니다.
3) 탐심은 즐거운 느낌, 또는 덤덤한 느낌과 함께 일어납니다. 이런 느낌에서 알아차림이 없으면 즉시 갈애와 집착이 일어나고, 이어서 슬픔과 비탄으로 발전하여 마음을 병들게 합니다. 탐심에는 거친 탐심, 중간 탐심, 미세한 탐심이 있습니다.
4) 욕계의 중생은 탐심에서 자유로울 수 없지만, 수행자는 탐심이 일어날 때마다 알아차리면, 그것이 적절한 것인가, 필요 이상인가를 알고 적절하게 취합니다. 그러면 탐심을 제어할 수가 있습니다.
5) 탐심은 마음의 작용으로 어리석음, 양심 없음, 수치심 없음, 들뜸이 있고 거기에 탐욕과 사견 또는 탐욕과 자만이 함께 들어있습니다.
탐욕은 끈끈이처럼 대상을 거머쥐는 특징이 있고, 사견은 이치에 어긋나는 것을 고집하는 특징이 있고, 자만은 자신을 남과 비교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유신견이 나라는 실체가 있다는 견해라면, 자만은 어떤 식으로든 자신을 평가하는 마음입니다. 유신견有身見, 상견常見, 단견斷見, 무인견無因見, 비업견非業見이 사견에 해당합니다.
6) 탐심을 줄이는 방법은 관용과 보시를 실천하는 것입니다. 보시 자체가 탐심이 없고 관용과 자애가 있어야 가능합니다. 관용과 보시가 습관이 되면 그만큼 탐심은 줄어듭니다.
붓다와 아라한은 접촉하는 대상에서 무상無常한 성품을 통찰하였기 때문에, 또 탐진치의 에너지가 완전히 소멸했기 때문에, 탐심이 아예 일어나지 않습니다.
2. 진심(瞋心, 성냄) : 도사dosa, 진에, 화냄, 분노, 혐오, 질투, 후회, 인색함, 회피함, 없애려 함.
1) 성냄의 특성은 대상을 밀쳐내는 것입니다. 성냄으로 생긴 독毒은 성낸 사람이 가장 크게 받습니다.
2) 성냄의 뿌리는 혐오嫌惡이며, 원하는 대상을 얻지 못할 때 일어납니다. 그러므로 성냄의 바탕에는 탐심이 있습니다.
3) 부처님의 첫 번째 가르침은 화를 내지 말라는 것입니다. 성냄은 인과因果에 대한 무지로 일어납니다. 모든 것은 원인이 있어서 생긴 결과인데, 인과를 모르기 때문에 화가 납니다. 이미 화를 냈다면 그것을 알아차려서 분노의 감정을 소멸하고, 그 자리를 관용과 자애로 채워야합니다.
4) 진심瞋心에도 어리석음, 양심 없음, 수치심 없음, 들뜸과 함께 성냄, 질투, 인색, 후회의 마음의 작용들이 들어있습니다. 수행자가 성냄, 질투, 인색, 후회가 일어날 때마다 알아차리면, 그 자리에 자애와 연민이 들어갑니다. 성냄을 극복한 사람에게서는 따뜻함과 부드러움의 향기가 느껴집니다.
3. 치심癡心 : 모하moha, 어리석음, 무명, 무지, 미혹, 둔함, 망상, 현혹, 맹목성, 들뜸, 의심.
1) 어리석음의 특성은 ‘알지 못하는 것’입니다. 어리석은 사람이 자신에게 어리석음이 있다는 것을 모릅니다. 어리석음은 모든 불선업의 뿌리가 됩니다.
2) 무명無明은 사성제를 모르는 것이고, 무지無知는 관념과 실재를 모르는 것입니다. 위빠사나 수행은 먼저 자신의 몸과 마음에서 관념과 실재를 구분하고, 그 다음 실재인 오온에서 무상, 고, 무아, 연기緣起를 통찰하고, 마지막 사성제를 알게 합니다. 그래서 위빠사나 수행은 지혜 수행입니다.
3) 무지는 맹목적인 믿음을 만듭니다. 부처님은 깔라마 경에서 법에 대한 탐구[담마위짜야 dhamma vicaya]를 말씀하셨습니다.
“소문으로 들었다고 해서, 대대로 전승되어온다고 해서, ‘그렇다하더라’고 해서, 성전에 써 있다고 해서, 논리적이라고 해서, 추론에 의해서, 이유가 적절하다고 해서, 우리가 사색하여 얻은 견해와 일치한다고 해서, 유력한 사람이 한 말이라고 해서, 혹은 ‘이 사문은 우리의 스승이시다’라는 생각 때문에 진실이라고 받아들이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부처님은 법이라고 해서 무조건 믿지 말고, 스스로 그 법을 탐구해보고 그것이 옳을 때 믿으라고 가르치셨습니다. 불교의 믿음은 법을 탐구해서 생긴 확신에 찬 믿음을 말합니다.
4) 무명의 계층은 다양해서 층층이 쌓여있습니다. 수행을 해서 관념과 실재를 구분하고, 업의 원인과 결과를 알고, 오온의 무상, 고, 무아의 성품을 알고, 고집멸도 사성제를 알 때, 자신이 터득한 만큼의 무명이 벗겨집니다.
지혜는 들어서 아는 문혜聞慧, 사유해서 아는 사혜思慧, 수행을 해서 아는 수혜修慧가 있습니다. 문혜와 사혜는 번뇌를 끊지 못하지만 수혜는 번뇌를 끊어버립니다.
5) 치심의 느낌은 덤덤하지만, 치심이 들뜸, 흥분, 의심, 산만함을 일으킵니다. 도거悼擧는 들뜸, 흥분, 산만함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6) 치심癡心도 어리석음, 양심 없음, 수치심 없음, 들뜸과 해태. 혼침. 의심이라는 마음의 작용들이 들어있습니다.
의심은 불법승 삼보와 계에 대한 의심으로, 이리저리 생각하며, 마음이 혼란스러운 것입니다. 부처님 당시 말룽끼아뿟다라는 비구가 부처님의 가르침에 대해 의심을 하며, 부처님께 형이상학적이고 사변적인 질문을 했습니다. 이에 대해 부처님은 그 비구의 태도를 독화살을 맞은 어리석은 사람에 비유하여 가르치셨습니다.
의심은 자신이 수행을 해서 지혜가 났을 때 자연스럽게 없어집니다. 의심을 풀려고 이런저런 사유를 해서는 결코 의심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의심도 그 순간의 마음이 하는 것으로 알아차릴 대상입니다. 수행자는 의심할 때 의심하고 있음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고, 다시 몸으로 돌아와 알아차림을 이어가는 것이 의심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길입니다.
지금까지 탐진치 삼독심에 대하여 살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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