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야바라밀경 (무비스님강좌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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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1장. 서론
2. <반야심경>의 사상
공과 반야 - 22
여기에서 말하는 편안함은 완전 무결한 상태의 평화를 말합니다.
시공을 초월한 지극히 편안한 극락(極樂)의 상태를 말합니다. 그것은 곧 <반야심경>에서 말하는 지혜의 실천, 지혜의 완성을 통해서 가능한 것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반 야의 지혜는 밝아 태양과 같습니다. 우리가 캄캄한 밤에 길을 가다가 무엇에 부딪히면 그저 막연하게 돌이거나 나무일 것이라고 상상하는 것은 한낱 지식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지혜는 그런 막연하게 아는 것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반야의 지혜는 밝은 태양과 같은 빛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것이 돌인지, 나무인지, 짐승인지, 사람인지를 확연히 구별할 수 있는 것입니다.
옛날에 용담 스님과 덕산 스님이 있었습니다. 용담 스님은 남방의 선 수행자로 명성을 떨쳤습니다. 반면에 덕산 스님은 <금강경>을 평생 연구하는 학자로서 그 분야에서는 일인자였습니다.
덕산 스님은 용담 스님의 명성을 꺾으려고 그를 찾아갔습니다. 자신이 평생 연구한 업적이 담긴 서적을 짊어지고 가서 용담 스님을 만났습니다. 덕산 스님은 밤이 이슥해지도록 자신의 견해를 주장하였으나 결론을 얻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덕산 스님은 그만 잠자리에 들려고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왔습니다. 밖은 칠흙같이 어두워 신발조차 찾을 수 없었습니다. 덕산 스님은 신발을 찾기 위해 용담 스님께 촛불을 달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용담 스님은 촛불을 건네주고는 덕산 스님이 신발을 찾으려 할 때 그만 촛불을 확 꺼 버렸습니다. 갑자기 천지가 암흑처럼 어두워졌습니다. 그 순간 덕산 스님은 깨달음의 밝은 눈을 뜨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 다음날 덕산 스님은 자신이 평생을 연구한 책을 모두 불살라 버렸습니다. 왜냐하면 자신이 그동안 쌓았던 지식의 안목은 한낱 허공의 먼지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이 이야기에서 우리는 알음알이로서의 지식과 반야의 지혜가 어떻게 다른지를 이해해야 합니다. 단순한 지식과 지혜는 엄청난 차이가 있습니다. 그것은 마치 어둠 속에서 막연하게 돌이거니 하고 생각하는 것과 밝은 태양 아래서 확연히 구별할 수 있는 것과의 차이입니다.
결국 <반야심경>의 주된 안목은 공의 이치를 관조함으로써 지혜를 얻고, 그 지혜로써 문제를 해결함에 있습니다. 그러므로 현상계를 공의 원리에 입각해서 관찰할 때 반야의 지혜는 저절로 생긴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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