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야비라밀경( 무비스님강좌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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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서론
2. <반야심경>의 사상
2. <반야심경>의 사상
공이란? - 2/2
앞에서도 잠깐 언급했듯이 진정하게 공한 것은 묘하게 있는 것입니다. 더구나 아무 것도 없기 때문에 무시하거나 허무한 것으로 오해해서는 안됩니다. 공의 차원은 본래 공이기 때문에 그 무엇으로도 변화, 발전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여기서 공과 관련하여 재미있는 한 가지 고사를 소개하겠습니다.
옛날 중국 변방에 어느 노인이 외동아들을 데리고 살았습니다. 그런데 그 아들은 말타기를 좋아해서 하루도 쉬지 않고 말타기를 즐겼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아들은 그만 말을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동네 사람들은 그 노인을 위로하며 슬퍼했습니다. 그러나 그 노인은 그 일을 별로 대수롭지 않게 여겼습니다.
그런데 하루는 집을 나갔던 말이 다른 말 한 필을 데리고 돌아왔습니다. 동네 사람들은 모두들 좋아하며 기뻐했습니다. 그러나 그 노인은 아무런 마음의 동요도 없이 덤덤한 표정이었습니다.
그 외아들은 말이 두 필이나 되어 더욱 신이 나서 말타기를 계속하였습니다. 이 말에서 저 말로 뛰어오르며 말타기를 계속하였습니다. 그러다가 외아들은 그만 잘못하여 말에서 떨어져 다리를 다쳤습니다.
또다시 동네 사람들은 노인을 위로하며 다리 병신이 된 아들을 안타까워했습니다. 그러나 그 노인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그런 일이 있은 지 얼마 안 되어 나라에 큰 전쟁이 일어났습니다. 마을의 건장한 청년들은 모두 전쟁터에 나가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다리 병신이 된 그 아들은 전쟁에 나갈 수 없었습니다.
전쟁에 나간 마을의 청년들은 모두 죽었지만 다리 병신이 된 그 아들은 살아남아 아버지와 오래도록 행복하게 살았다는 것입니다.
이 이야기를 새옹지마(塞翁之馬)라고 말합니다. 흔히 무슨 일의 결과에 따라 '인생만사 새옹지마'라는 표현을 잘 씁니다. 이것은 곧 좋은 것이 나쁜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고, 나쁜 것이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그러면 왜 그런 것이 가능한 것일까요? 그것은 근본이 공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입니다. 모든 현상계는 하나로 고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그 무엇으로든지 변할 수 있는 것입니다.
새옹지마의 고사에서 살펴보면 말을 살 수도 있고, 그 말이 도망갈 수도 있는 것입니다. 또 그 말이 다른 말을 데리고 올 수도 있고, 말을 타다가 다리 병신이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근본이 공이기 때문에 그러한 무한한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세상에 어떤 고정불변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사실을 이해해야 합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우리의 아집과 집착은 세상은 늘 영원한 것이라고 착각하는 것입니다.
공의 차원에서 가장 먼저 이해해야 할 것은 바로 자기 자신에 대한 공관입니다. 우리는 자신의 존재에 대해 분명히 있는 것으로 깊이 착각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자기라고 하는 거짓 껍데기에 집착하여 생기는 문제는 끝이 없습니다. 특히 보이지 않는 감정으로 인해 빚어지는 문제는 우리에게 큰 상처를 가져다줍니다.
<반야심경>에서 우리의 몸과 마음이 텅 빈 것임을 거듭 강조해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나라고 하는 실체가 텅 빈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자신의 의지대로 변할 수 있는 것입니다.
결국 자기라고 하는 실체는 텅 빈 것이므로 그 텅 빈 공간을 무엇으로 채우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자질 수도 있습니다. 이것은 곧 자기의 인생을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갈 것인가 하는 문제와도 통하는 말입니다.
비유해서 설명하자면 자기 자신의 실체는 본래 백지와 같습니다.
그 백지 위에 어떤 그림을 그리느냐에 따라 자신의 인생은 달라지는 것입니다.
가 령 백지 위에 성자의 모습을 그릴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성자의 그림을 한 순간에 먹칠해 버릴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본래 공이기 때문에 그런 일이 가능한 것입니다. 그래서 유식한 사람도 무식해질 수 있고, 무식한 사람도 유식해질 수 있는 것입니다.
그 백지 위에 어떤 그림을 그리느냐에 따라 자신의 인생은 달라지는 것입니다.
가 령 백지 위에 성자의 모습을 그릴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성자의 그림을 한 순간에 먹칠해 버릴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본래 공이기 때문에 그런 일이 가능한 것입니다. 그래서 유식한 사람도 무식해질 수 있고, 무식한 사람도 유식해질 수 있는 것입니다.
또한 아무리 아프고 괴로운 일이 있다고 해도 자신의 몸과 마음이 텅 비어서 없다고 한다면 그것이 이미 괴로움이 아닌 것입니다.
사 랑하는 자녀가 대학 진학에 실패했다고 할 때 자신의 몸과 마음이 텅 빈 것으로 생각하면 괴로울 게 없는 것입니다. 자녀가 대학에 진학하지 못했다고 해서 인생이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좋은 방향으로 전화위복이 되어 또 다른 삶이 전개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사 랑하는 자녀가 대학 진학에 실패했다고 할 때 자신의 몸과 마음이 텅 빈 것으로 생각하면 괴로울 게 없는 것입니다. 자녀가 대학에 진학하지 못했다고 해서 인생이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좋은 방향으로 전화위복이 되어 또 다른 삶이 전개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본래 공한 것이기 때문에 한순간 한순간 가능성은 무한한 것입니다. 인간은 결코 고정불변한 것이 아닙니다. 세상의 모든 것은 우리의 좁은 안목 때문에 있는 것처럼 보일 뿐입니다.
물질에 대해 텅 빈 것으로 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정신작용에 대해 공의 입장으로 인식하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시시각각으로 일어나는 감정들을 텅 빈 것으로 볼 때 진정한 마음의 평화가 있는 것입니다.
예을 들어 부모의 죽음을 맞이했다면 누구나 슬퍼할 것입니다. 온 우주가 슬픔으로 가득 차 있는 것처럼 느껴질 것입니다. 그러나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슬픈 감정 속에는 얼마든지 다른 감정이 들어갈 여지가 충분히 있는 것입니다.
슬픔의 감정에 휩싸여 있어도 주위의 돌아가는 온갖 것들을 분별할 수 있습니다. 슬픔의 감정 속에서도 때가 되면 밥을 먹고, 속상한 일이 있으면 화를 내고, 남을 미워하는 온갖 감정들이 끊임없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슬픔의 감정에 휩싸여 있어도 주위의 돌아가는 온갖 것들을 분별할 수 있습니다. 슬픔의 감정 속에서도 때가 되면 밥을 먹고, 속상한 일이 있으면 화를 내고, 남을 미워하는 온갖 감정들이 끊임없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물질의 분자와 분자 사이에 다른 것이 들어갈 공간이 넓다는 것음 두말 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와 같은 이치로 미움이나 슬픔 등의 감정 속에도 그 안은 텅 비어서 얼마든지 다른 감정이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그것은 우리의 몸과 마음의 실체가 텅 비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미움의 감정, 슬픔의 감정이 일어나면 온통 그런 감정뿐인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것은 착각이며 환영입니다. 환영이나 착각과 같은 그릇된 인식작용에 끄달려서 온갖 문제에 휩싸이게 되는 것입니다.
경전에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어두운 밤길을 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어떤 물체가 발부리에 걸렸습니다. 그는 그것이 뱀인 줄 알고 정신없이 도망쳤습니다. 다음 날 다시 그 자리에 가 보니 그것은 한낱 새끼줄이었던 것입니다.
우리의 삶의 모습은 바로 이와 같습니다. 새끼줄을 뱀으로 잘못 인식함으로써 온통 상처로 얼룩지는 것입니다. 밝은 태양 아래서는 모든 것의 분별이 가능합니다. 영원할 것 같은 감정들도 알고 보면 텅 비어서 아무 것도 없는 것입니다.
우리의 숱한 감정들은 뿌연 안개처럼 잠시 우리 앞을 가로막아 잠시 있는 것처럼 보일 뿐입니다. 그 실상은 텅 빈 것입니다.
어둠 속에서 새끼줄을 뱀으로 잘못 볼 것인지, 아니면 밝은 태양 아래서 모든 것을 환히 분별할 것인지는 바로 공의 지혜를 터득하느냐, 못 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우리에게 전개되는 온갖 문제들, 또는 온갖 좋지 못한 감정들은 우리를 괴로움의 덫으로 옭아매고 있습니다. 그래서 문제가 문제를 낳아 눈덩이처럼 자꾸 커지는 것입니다.
이러한 문제를 풀고 해결하는 방법은 근본이 텅 빈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밖에 없습니다. 보다 낳은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공에 대한 지혜의 안목을 먼저 가져야 합니다. 공이기 때문에 인연에 의해서 무엇이든 가능한 것입니다.
<반야심경>의 핵심이 되는 공사상은 궁극적으로 우리의 인생을 아무 걸림없이 꿈과 희망과 포부와 기대를 갖고 살라는 교훈을 주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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