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야바라밀경 (무비스님강좌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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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1장. 서론
2. <반야심경>의 사상
2. <반야심경>의 사상
공이란? - 1/2
앞에서 삼종, 삼관을 통하여 살펴볼 때 <반야심경>의 주된 내용은 공사상을 그 밑바탕에 깔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공이란 범어로 수냐(Sunya)라고 하는데, 그 뜻은 '텅 비었다'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공의 본래 의미는 일체법(一切法)은 인연을 따라 생긴 것이므로 거기에 아체(我體), 본체(本體), 실체(實體)라고 할 만한 것이 없으므로 공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다른 말로 제법개공(諸法皆空), 일체개공(一切皆空)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일체 현상계를 공한 것으로 관찰하는 것을 공관이라고 하여 앞에서 잠깐 언급한 바 있습니다. 공은 허무가 아닙니다. 공을 관찰하는 것은 그대로 진리에 대한 발견입니다. 그래서 진공(眞空)은 그대로가 묘유(妙有)라고 해서 진공묘유라는 표현을 쓰기도 합니다.
즉, 진정한 공은 묘하게 있는 것이라는 말입니다.
공에 대한 가르침은 불교경전 전반에 거쳐 설해진 매우 중요한 교리입니다. 특히 대승불교의 반야부 경전에서 그 이론이 두드러진다는 것은 앞에서 살펴보았습니다.
공의 종류는 매우 많습니다. 크게는 아공(我空)과 법공(法空)이 있으며, 많게는 이십공(二十空)까지 있습니다. 여기서 그 종류를 일일이 열거하는 것은 생략하기로 하고 공에 대한 올바른 이해에 중점을 두어 설명하기로 하겠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이 세상의 모든 사물이나 현상은 한 마디로 공한 그 자체로 존재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을 바꾸어서 말하면 존재하고 있다는 그 사실이 바로 공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공이란 존재의 실상을 철저히 규명짓는 중요한 열쇠가 됩니다.
<반야심경>에서 말하는 공사상은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현상을 텅 빈 것으로 보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존재의 실상이 텅 빈 것이기 때문입니다.
존재의 실상을 실상대로 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기 때문에 끝없는 문제가 생겨나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일어나는 온갖 괴로움을 뿌리째 뽑아 버리기 위해서는 공관으로 현상계를 관찰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가 생각할 때, 분명히 있는 것인데 왜 텅 빈 것으로 보아야 하는 것일까요?
우선 모든 것을 공한 것으로 본다는 것은 어떤 실체이든 하나로 고정된 것은 없다는 뜻입니다. 이것은 곧 현상계의 모든 것은 공한 것이기 때문에 다른 무엇으로도 변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공이라고 하는 것은 처음부터 어떤 고정불변한 것은 이 세상에 아무 것도 없다는 말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공의 입장은 무엇이든지 되고자 한다면 그 의지대로 변할 수 있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하나의 컵이 있다고 할 때 일차적으로 그것은 물을 마시는 도구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컵이 그 하나의 기능으로만 고정되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컵으로 상대방을 향해 던져서 상처를 냈을 때는 흉기로도 변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하나의 컵이 고정되어 있지 않고 이런 저런 모습으로 변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것은 본래 실체가 공한 것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입니다.
공이라고 해서 텅 비어서 아무 것도 없다는 뜻은 결코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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