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큰스님 반야심경강의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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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장. 잘못된 인식을 바로 잡다
5. 인식 작용이란 본래 없는 것 -- ①
무안계 내지 무의식계
無眼界 乃至 無意識界
無眼界 乃至 無意識界
<옮김>
안의 세계도 없으며 내지 의식의 세계까지 없다
<풀이>
눈과 눈의 대상인 물질과 그 사이에서 일어나는 인식의 작용, 이것을 합해서 눈의 영역이라고 한다.
이 눈을 중심으로 하여 벌어지는 모든 세계는 지혜의 눈으로 보명해 보면 텅 비어 아무 것도 없는 것이다. 이와 같이 귀의 세계, 코의 세계, 혀의 세계, 몸의 세계, 뜻의 세계까지도 역시 텅 비어 아무 것도 없는 것이다.
<해설>
여기서는 십팔계의 부정을 말하고 있습니다. 십팔계는 육근과 육경, 즉 십이처에 육식(六識)이 합하여진 것입니다. 육근과 육경은 앞에서 살펴보았습니다.
육식은 육근과 육진 사이에서 도출되는 인식작용을 말합니다. 눈으로 보아서 인식되는 것이 안식계(眼識界)이며, 귀로 듣고 인식되는 것이 이식계(耳識界)이며, 코로 냄새를 맡고 인식되는 것이 비식계(鼻識界)이며, 혀로 맛보고 인식되는 것이 설식계(舌識界)이며 몸으로 촉감을 느끼며 인식되는 것이 의식계(意識界)입니다.
육식은 하나의 의식현상(意識現象)입니다. 이러한 의식의 형태는 일반적인 수준의 차원에서만 가능한 것입니다. 보다 높은 무색계(無色界)의 차원에서는 이러한 감각의식들이 서서히 소멸되어 가는 것입니다.
본문에서 "무안계내지 무의식계"라고 한 것은 십팔계를 줄여서 한말입니다. "내지"라는 말 속에는 안계와 의식계를 뺀 나머지 열 여섯 가지가 생략되어 있는 것입니다.
불교에서는 색.수.상.행.식의 오온과 육근, 육경을 합한 십이처와 육근, 육경, 육식을 포함한 십팔계를 삼과(三科)라고 말합니다. 과거와 미래를 포함한 현재의 모든 사람들은 누구나 이 삼과설의 복잡한 심리적인 과정을 거칩니다.
공의 세계에서는 이 십팔계가 본래 없다고 역설하고 있습니다. 존재의 본질이 공이기 때문에 십팔계가 본래 없다는 것입니다. 이 말을 바꾸어 이해하면 본래 공이기 때문에 십팔계는 항상 일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육식에서 좀 더 깊이 들어가면 칠식(七識)과 팔식(八識)까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칠식은 육식과 팔식의 중간 단계이며 보다 중요한 것은 팔식입니다.
팔식은 다른 말로 '갈무리 한다'고 해서 장식(藏識), 혹은 '없어지지 않는다'고 해서 무멸식(無滅識), 무몰식(無沒識)이라고 말합니다.
팔식은 육근과 육경과 육식에 의해 훈습(熏習)되어 온 온갖 것들이 갈무리되어 저장되는 곳입니다. 그래서 팔식은 속 마음, 잠재의식, 무의식, 심층의식 등으로 불리웁니다. 그와 반대로 육식은 보고 듣는 것이 표면에 드러나는 것이므로 겉 마음, 표층의식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보고, 듣고, 맛 보고, 냄새 맡고, 의식하는 일체의 것은 하나의 종자가 되어 모두 팔식에 심어집니다. 그러다가 어떤 계기로 팔식까지 충격이 전해지면 거기서 싹이 터서 표면으로 되살아나는 것입니다. 우리가 기억이나 작업, 훈련, 연습 등의 일을 되풀이하는 동안 그 모든 것은 팔식에 쌓이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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