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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스님 반야심경강의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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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원산
댓글 0건 조회 1,433회 작성일 14-02-20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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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반야의 주된 뜻

2. 몸과 마음은 텅 빈 것  --
 
 
관자재보살 행심반야바라밀다시 조견오온개공 도일체고액
觀自在菩薩 行心般若波羅蜜多時 照見五蘊皆空 度一切苦厄
 
 
<해설>
 
불교에서 말하는 행복은 없는 즐거움을 가져오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있는 괴로움을 소멸하는 데서 행복은 저절로 찾아오는 것입니다. 우리의 몸과 마음을 텅 빈 것으로 보면 괴로움은 저절로 사라지고 거기에 진정한 행복은 존재하는 것입니다.
그동안 우리는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에 매달려 잘못된 관념 속에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그러나 <반야심경>에서는 존재의 실상이 어떤 모양으로 있는지를 밝히고 있습니다.
하늘은 텅 빈 것처럼 보이지만 무수한 별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흔히 우리는 하늘이 텅 비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우리의 몸과 마음도 꽉 차 있는 것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텅 빈 것으로 바라봐야 합니다. 모든 존재의 실상은 바로 그런 모습으로 있는 것입니다.
서론에서도 언급했듯이 우리가 있다고 보는 것은 인연의 끈에 의해 잠시 있을 뿐입니다. 인연에 의해 잠시 존재하게 되는 이유 또한 공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입니다.
우리의 슬픔이나 기쁨, 미움이나 성냄 등 일상사에서 일어나는 자질구레한 감정들도 인연에 의해 잠시 일어난 것에 불과합니다. 그것의 실체는 텅 비어서 없는 것입니다. 한 순간 감정을 만나면 영원히 있는 것처럼 착각하여 괴로워하는 것입니다.
중국의 현자로 장자(莊子)가 있습니다. 그의 가르침 속에 "유인(遊刃)"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 말뜻은 '칼을 가지고 자유자재하게 매우 잘 쓴다'는 것인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엣날에 소를 아주 잘 잡는 백정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소를 잘 잡기로 칭찬이 자자했습니다. 어느 날 왕에게까지 그 소문이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왕은 어떻게 하여 그가 소를 잘 잡는지를 보려고 푸줏간으로 갔습니다. 그 백정은 소를 잡아 살을 뜨고 뼈를 가르는데 마치 곡조에 맞추어 춤추듯 하였습니다. 그 모습은 하나의 예술로 승화되는 느낌이었습니다.
왕은 감탄한 나머지 그에게 칼을 멈추게 하고 어떻게 하여 소 한 마리를 그렇게 잘 가르는지를 물었습니다.
그는 처음에 백정이 되었을 때는 소가 한 덩어리로 보였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다가 마침내 소 한 마리가 살과 뼈로 완전히 분해되어 보이더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마침내 소 한 마리를 잡을 때 완전히 분해된 상태에서 텅 빈 공간과 공간 사이를 지나면서 칼질을 한다는 것입니다. 마치 완전한 음악의 동작에 맞추어 텅 빈 공간을 딸 춤추 듯 칼질한다고 해서 "유인"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유인"의 비유에서도 알 수 있듯이 소 한 마리의 진짜 모습은 무수히 많은 공간을 갖고 있는 것입니다. 즉, 존재의 실상은 꽉 차 있어서 아무 빈틈이 없는 것이 아니라 텅 빈 공간이 무수히 많은 것으로 보라는 것입니다.
백정은 소 한 마리를 볼 때 뼈와 살을 완전히 분해하여 텅 빈 공간까지를 보는 것입니다. 텅 빈 것을 분해하기는 아주 쉬운 일입니다. 계속되는 훈련을 통해 도의 경지에 도달한 백정은 소 한 마리를 볼 때 처음부터 텅 빈 것으로 보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칼날 하나 상하지 않고 쇠고기를 자르는 것입니다.
우리의 몸과 마음은 물론이거니와 인생 자체도 그와 마찬가지입니다. 살아가면서 일어나는 일체의 것이 있다고 하는 데서 괴로운 것입니다. 자의식(自意識)은 말할 것도 없고 사랑한다, 미워한다, 나는 있다, 이것은 내것이다 등등의 소유의식은 그 연장선상에 많은 문제를 만들어 냅니다.
하루 아침에 이런 일체의 감정을 다 지워버리기는 어렵겠지만 존재의 실상이 본래 텅 빈 공의 상태임을 확인하고 실천에 옮길 때 언젠가는 지혜의 눈이 열릴 것입니다. 그렇게 될 때 태양보다 밝은 광명으로 존재의 실상을 인식하게 되어 더 이상의 문제는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봄이 되면 잎이 무성하게 피는 듯 보이지만 곧 가을이 되면 하나 둘 잎이 지듯이 우리에게 일어나는 문제들 또한 영원한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삶과 죽음도 똑같은 이치입니다. 그 어떤 가르침보다 공의 가르침은 우리의 병을 치료하는 최상의 약이 됩니다.
이상에서 볼 때 "조견오온개공 도일체고액"은 바로 불교의 목적이며, 우리 인생의 길잡이인 것입니다. 이것이야말로 불교의 진수를 깨닫는 것이며, 불교 전체를 이해하는 열쇠가 됩니다. 그 나머지는 "조견오온개공 도일체고액"에 대한 부연 설명이라고 해도 될 만큼 이 구절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결국 <반야심경>의 주된 안목은 우리의 몸과 마음, 즉 육신과 정신 세계를 텅 빈 것으로 관조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할 때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는 사실을 올바로 이해하고 또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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