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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현보살은 문수보살과 함께 석가모니 또는 비로자나불을 협시하는 2대보살의 한 분으로 문수보살이 석가모니불의 지덕(智德)과 체덕(體德)을 맡음에 대하여 보현보살은 석가모니불의 오른 쪽(向左)에 위치하여 이덕(理德), 정덕(定德), 행덕(行德)을 맡고 있는 보살로 유명하다.

 이 3덕 가운데에서도 가장 으뜸이 되는 것은 역시 행덕(行德)이다. 따라서 문수보살이 대지(大智)의 상징이라면, 보현보살은 대행(大行)의 상징으로 문수보살과 함께 일체보살의 으뜸이 되어서 언제나 여래께서 중생을 제도하는 일을 돕고 널리 선양(宣揚)한다. 또 중생들의 수명을 길게 하는 덕(德)을 가졌으므로 보현연명보살 또는 연명보살(延命菩薩)이라고도 한다.

 형상은 여러 가지로 묘사되나 크게 나누면 흰 코끼리를 탄 모양과 연화대에 앉은 모양의 2종이 있다. 예로부터 이 보살은 코끼리에 탄 형상으로 많이 표현되었고, 연화대에 앉은 모습은 연화대 위에서 합장한 모습으로 나타나며 손에는 연꽃을 쥐는 경우도 있다.

 주로 진언밀교(眞言密敎) 계통에서 많이 만들어졌다.

 화엄경에는 이 보살은 일찍이 비로자나불 밑에서 보살행을 닦았던 보살들의 대표로, 구도자들에게 법계(法界)를 열어 보여주는 사실상의 화엄경 설법사이다. 그는 일찍이 수천억의 여래에게 봉사하고, 모든 보살도의 구극((究極)에 도달하고, 삼매에 의하여 자재력을 얻고 모든 것을 알며, 여래의 비밀처에 통하여 일체의 불법에 대하여 의문을 끊고, 일체여래의 가지(加持)를 받으며, 일체중생의 근기(根機)를 알며, 일체중생의 신해(信解)와 해탈에의 길을 잘 보여주며, 모든 여래의 가계(家系)를 흥성하게 하는 지혜를 가지며, 모든 부처님의 법을 해설하는 데 능통하며 기타 무량한 덕성을 완비하고 있다. 그리고 보현보살은 모든 부처님의 본원력(本願力)에 근거하여 그 가지법(加持法)에 의해서 중생이익의 원을 세워서 수행하는 것을 그 의무로 삼고 있다. 이것을 보현의 행원이라고 하는데 이를 압축하면 10대원(大願)이 된다.

 이 10대원은 보현보살의 본원이자 모든 구도자들이 이룩하기 위하여 실천해야 하는 조항으로서, 우리나라에서는 널리 신봉되고 있다. 특히 고려 광종 때의 균여(均如)는 보현십원가(普賢十願歌)를 지어 불교의 대중화를 꾀하기도 하였다. 특히 보현행원품(普賢行願品)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유포되는 경전 가운데의 하나로서 보현보살을 관하는 중생들에게 보현삼매(普賢三昧)에 몰입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보현보살을 본존으로 하고 제법실상(諸法實相)의 이치를 관하여 죄장(罪障)을 참 회하는 이 삼매는 법화경의 유행과 함께 우리나라의 천태종(天台宗) 등 법화신앙 계 종파에서 널리 유행하였다. 그러나 보현보살은 관세음이나 지장보살처럼 현세 이익 또는 내세 이익의 측면이 부족하였으므로 신앙으로는 널리 유행하지는 못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