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법의 참모습은 원융무애합니다.

원융무애라는 것은 있고 없음에 걸림이 없어서 이사무애하고 사사무애함을 말합니다.

이것을 있고 또한 없으며,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어서 중도라고 합니다.

가령, 과학의 상대성 원리의 4차원이론을 민코프시키는, 모든 존재는 시공을  초월해 있다는 이론이라고 하는데 이 뜻은 여기 앉아서 우주 법계의 어느 곳에나 자유하며, 금고의 문을 열지 않고 물건을 마음대로 꺼내거나 넣을 수 있는 원리라고 합니다.  

여기 앉아서 우주법계의 어느 곳에나 자유할 수 있는 것은 법의 참모습인 우리의 자성은 몸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두루 가득하여 변만한 것이 우주 법계이기 때문이고 이것이 곧 이사무애이고, 금고의 문을 열지 않고 물건을 마음대로 꺼내거나 넣을 수 있는 것은 법의 참모습인 우리의 자성은 있고 또한 없으면서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니 이것이 곧 사사무애입니다.

이것은 한 티끌로 부터 만유가 다 부처님의 성품으로서 여지없이 그러합니다.

그것이 일체 만법의 참모습이며 그것을 깨달아서 바로 본 것이 바로 부처님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원효나 의상뿐만 아니라 누구든지 불교를 바르게 아는 사람은 모두가 원융무애한 사상을 가짐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우리 중생은 결코 그것을 수용할 수 없을 뿐만아니라, 그 이해만도 하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그러면 그것은 왜그렇느냐하면, 중생은 무명으로 제법을 보기 때문입니다.

비유하자면, 우리가 꿈속에서는 아무리 꿈에 대하여 잘 안다 하더라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꿈속의 앎일 뿐인 것이지 결코 현실은 아닌 것과 같습니다. 

꿈깬 현실을 바로 알기 위해서는 그 꿈을 깨어야만 합니다.

그와 같이 만법의 참모습이 아무리 원융무애라고 모든 부처님과 선지식들이 일러 주어도, 그 무명 꿈을 깨기 전에는 아무리 제법이 원융무해하여 영원한 자유이며 영원한 행복이며 해탈이고 열반의 세계라고 이해하기도 어렵고 또 설사 이해하고 알아도 그것은 한낱 알음알이에 지나지 않아서 결코 원융무애를 볼 수도 없고 실천할 수도 없습니다.

마치 꿈깬 사람이 현실을 바로 보고 현실에서 생활 하듯이, 오직 참선을 통하여 여래지의 숙면일여한 선정을 성취해야만이 깨달아서 이 원융무애 중도의 만법의 참모습을 친견하고 쓰게 되니 이것이 부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