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불교의 간화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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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나름대로 간화선을 했고, 지금도 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초기불교의 이해 음성파일을 계속해서 듣고 있다. 음성파일 34회 ‘오력’에 대한 강의에서 각묵스님은 다음과 같은 말을 하였다.
저는 우리 간화선은 초기경에서 이야기 하는 오근, 오력과 배대해서 이해하면 된다. 간화선도 불교수행인 이상 불교 교학적인 입장에서 간화선을 어떤 식으로 든지 설명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특히 저는 무엇입니까. 초기불교를 전공하는 사람이잖아요. 저는 나름대로 간화선을 했고, 지금도 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이 강의를 듣고 놀란 것 중의 하나는 각묵스님이 여전히 간화선 수행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초기불교와 선불교의 추구하는 바가 다름에도 불구하고 초기불교를 연구하고 번역에 매진하고 있는 스님의 입에서 간화선 수행을 지금도 하고 있다는 사실은 어리둥절할 뿐만 아니라 혼란 스럽다.
‘배대친다’라는 말은 어떤 뜻일까
이어지는 강의에서 스님은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그렇다면 이 간화선을 초기경에 나타나는 수행법과 어떻게 배대를 칠것인가. 이건 저의 큰 관심이었고, 지금도 관심이고 앞으로 더 가능하다면 정교하게 더 다듬어 보고 싶은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야 되겠지요. 그죠. 그래서 저는 간화선과 오근, 오력을 배대시켜 볼 수 있다 이말지요.
스님은 간화선과 초기불교와의 접목을 시도하고 있다. 이에 대하여 ‘배다한다’또는 ‘배대친다’라는 용어를 사용하였다. 이 말뜻은 무엇일까.
국어사전을 찾아 보았다. 인터넷국어사전에 ‘배대한다’라는 말은 나오지 않는다. ‘배대’라는 말 역시 없다. 그렇다면 ‘배다한다’또는 ‘배대친다’라는 어떤 뜻일까.
스님이 번역한 빠알리 니까야를 보면 ‘마음챙기다’ ‘잡도리 하다’라는 말이 있다. 모두 생소한 말들이다.
빠알리어 사띠(sati)에 대하여 ‘마음챙기다’라는 말을 사용하였는데, ‘마음챙기다’라는 말은 사전에 없는 말이다. 신조어라고 볼 수 있다.
또 빠알리어 ‘마나시까라(manasikara)’를 ‘잡도리하다’로 번역하였는데, 이 번역어는 사전을 찾아 보아야 한다. 사전을 찾아 보니 첫 번째 뜻이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을)아주 요란스럽게 닦달하거나 족치다.”라고 설명되어 있다. 두 번째 뜻은 “단단히 준비하거나 대책을 세우다”이고 세 번째 뜻은 “잘못되지 않도록 엄하게 다루다.”로 되어 있다. 이 들 세 개의 뜻을 보아도 선뜻 의미가 들어 오지 않는다.
마나시까라의 영어표현은 ‘attention’으로 되어 있다. 그래서 ‘주의 기울임’등으로 표현된다. 그런데 ‘잡도리하다’라는 표현을 사용하였다. 이런 ‘잡도리하다’라는 표현은 일상에서 거의 사용되지 않고 선가에서 사용되는 용어라 한다. 선사들이 화두를 챙길 때 쓰는 표현이라 한다. 선가에서 사용되는 말을 빠알리 니까야의 번역어로 사용한 것이라 보여 진다.
그러나 보통불자들이 보기에는 매우 생소한 용어이다. 국어사전을 따로 찾아 보아야 하고, 사전을 찾아 보아도 선뜻 그 뜻이 다가 오지 않는다.
‘배대하다’라는 용어도 마찬가지라 보여진다. 국어사전에 없는 용어이지만 선가에서 사용되는 용어라 보여진다. 그런 ‘배대하다’ ‘배대친다’라는 용어는 ‘대입하다’ 또는 ‘치환하다’ 라는 용어와 같은 것이라 보여진다.
대신근과 대분지를 배대치면
그렇다면 각묵스님은 초기불교의 오근 또는 오력과 간화선의 요체와 어떻게 배대를 쳤을까. 이어지는 강의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다.
그래서 간화선 하면 대신근, 대분지, 대의정 이것을 핵심으로 삼지요. 조사어록에 보면 대신근, 대분지, 대의정 이렇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것은 솥의 세발과 같아서 이 셋이 튼튼하게 갖추어지지 않으면 화두는 결코 타파될 수 없고, 견성이 불가능하며, 간화선은 의리선이 될 수밖에 없다
대신근은 오근 오력의 믿음과 배대가 되고, 대분지는 정진과 배대가 된다. 그렇잖아요.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 입니다.
간화선의 요체는 대신근, 대분지, 대의정 이렇게 세 가지이다. 이 세 가지 요소와 오근 또는 오력과의 관계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다. 대신근은 믿음과 같은 것이라 하고, 대분지는 정진과 같은 것이라 한다.
대의정과 ‘염-정-혜(念-定-慧)’
그렇다면 대의정은 무엇과 같은 것일까. 이에 대하여 스님은 초기불교의 이해에 실려 있는 내용을 읽어 준다. 그 내용은 불교신문 초기불교산책 컬럼에도 실려 있다.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다.
셋째, 그러면 무엇이 대의정(大疑情)인가. 화두에 강력한 의정을 일으켜서 나아갈래야 나아갈 수도 물러설래야 물러설 수도 없는 의단독로(疑團獨露)를 말한다. 간화선의 주창자인 대혜스님은 혼침.망회(昏沈.忘懷) 등과 도거.저의.관대(掉擧.著意.管帶) 등 두 가지의 선병(禪病)을 극복하지 못하면 생사윤회의 미혹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대혜스님이 간화선을 주창하게 된 근본이유 중의 하나가 화두를 참구하는 것은 혼침과 도거(들뜸)를 제거하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혼침은 거듭거듭 화두를 제기함으로 극복되며 이런 화두의 제기는 바로 지혜, 즉 통찰지(慧)의 기능이다. 도거 즉 들뜸은 적정처에서 면밀하게 화두를 듦에 의해서 극복되는데 이런 주도면밀함은 다름 아닌 고요함(定, 삼매)을 말한다. 한편 이런 화두를 면밀하게 제기하는 것을 ‘우리는 화두를 챙긴다’고 표현하고 있다. 여기서 챙긴다는 것은 마음이 화두를 물샐틈없이 들고 있는 것을 말하며 이런 심리현상을 초기불교에서는 사띠(마음챙김, 念)로 표현하고 있다.
대혜스님이 간화선을 주창하게 된 근본이유 중의 하나가 화두를 참구하는 것은 혼침과 도거(들뜸)를 제거하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혼침은 거듭거듭 화두를 제기함으로 극복되며 이런 화두의 제기는 바로 지혜, 즉 통찰지(慧)의 기능이다. 도거 즉 들뜸은 적정처에서 면밀하게 화두를 듦에 의해서 극복되는데 이런 주도면밀함은 다름 아닌 고요함(定, 삼매)을 말한다. 한편 이런 화두를 면밀하게 제기하는 것을 ‘우리는 화두를 챙긴다’고 표현하고 있다. 여기서 챙긴다는 것은 마음이 화두를 물샐틈없이 들고 있는 것을 말하며 이런 심리현상을 초기불교에서는 사띠(마음챙김, 念)로 표현하고 있다.
스님은 대의정에 대하여 오근의 ‘혜’와 ‘정’과 ‘염’과 같은 것이라고 설명한다. 즉, 대의정은 ‘염-정-혜(念-定-慧)’와 같은 의미라는 것이다.
오근과 간화선의 접목을 보면
이와 같은 스님의 주장을 표로 만들어 보면 다음과 같다.
오근
(pañca-indriya) |
간화선 3요체 |
이유 |
믿음의 기능
(saddhā-indriya),
|
대신근(大信根) |
-화두 자체를 믿음과 함께 화두를 제시해 준 스승의 가르침을 믿는 것
-<육조단경>에는 ‘능히 자성을 깨치지 못하면 모름지기 선지식의 지도를 받아서 자성을 보라’고 말함 |
정진의 기능
(viriya-indriya)
|
대분지(大憤志) |
-화두참구를 줄기차게 진행시켜 나아가는 정진
-해태하는 마음이나 그 외 불선법들이 마음에 일어나더라도 그것에 지배당하지 않고 간단없이 화두를 챙기려는 노력 |
알아차림의 기능
(sati-indriya) |
대의정(大疑情) |
혼침과 도거(들뜸)를 제거하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 마음챙김 |
집중의 기능
(samādhi-indriya)
|
들뜸은 적정처에서 면밀하게 화두를 듦에 의해서 극복되는데 이런 주도면밀함이 고요함(定, 삼매)을 말함 | |
지혜의 기능
(paññā-indriya) |
혼침과 도거(들뜸)를 제거하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 통찰지의 기능 |
이렇게 각묵스님은 간화선의 대신근-대분지-대의단을 초기불교의 믿음-정진-마음챙김-삼매-통찰지(信.精進.念.定.慧)의 오근.오력(五根.五力)과 같은 내용으로 본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각묵스님의 주장은 획기적인 것이다. 한국불교의 간화선과 초기불교의 수행방법과 접목을 시도한 것이고, 더구나 간화선의 3요체와 오근-오력이 같은 것이라는 주장은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다.
“앞으로 분명히 주목받을 것”
그래서일까 스님은 음성강의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의정을 초기불교 수행법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염.정.혜(念.定.慧) 즉 마음챙김.삼매.통찰지의 셋이 조화롭게 개발되는 것이라고 설명하는 저자 등의 관점은 앞으로 분명히 주목받을 것이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스님은 자신이 주장이 앞으로 분명히 주목 받을 것이라 주장한다. 특히 ‘대의정’에 대하여 ‘염-정-혜(마음챙김-삼매-통찰지)’로 보는 것을 말한다. 과연 이런 주장은 타당한 것일까.
버스웰 교수의 간화선 3요체 설명
로버트 버스웰 교수가 있다. 미국 켈리포니아 UCLA 석좌교수이자 동국대학술원장이다. 20대 초반 송광사에서 구산스님 밑에서 수년간 간화선 수행도 한 독특한 이력을 가진 세계적인 불교학 교수이다.
버스웰 교수는 불교TV에서 간화선 3요체에 대하여 말하였다. 이를 표로 정리 하면 다음과 같다.
구 분 |
요 약 |
고봉선사 |
대신근(大信根) |
우리가 본래부터 부처이었다는 사실을 믿는 것을 말함 |
“이것은 마음속에서 수미산에 기댄 것처럼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 |
대분지(大憤志) |
열정적인 의도를 말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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